자, 쌀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이죠.
포도당 분자가 수백, 수천개씩
얼기설기 결합되어 있는 다당,
즉, 전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.
우리는 생쌀을 그냥 먹지는 않습니다.
먹기가 힘들기도 하거니와
생쌀의 전분은 소화가 잘 안되거든요.
전분의 호화
근데 이 쌀을
물에 넣고, 뚜껑 덮고, 보글보글 끓이면
소화가 잘 되는 전분으로 변합니다.
쌀에 물이 들어가고 가열되면서
찐득하고 말랑말랑한 밥이 되죠.
이걸 전문용어로 전분이 호화되었다,
또는 알파(α)화 되었다고 합니다.
전분의 노화
저항전분이 만들어짐
근데 밥이 식어서 찬밥이 되면 어떻게 되나요? 딱딱해지죠?
물 먹고 열 받아서 호화되었던 전분이
다시 마르고 식으면서
새로운 결정구조가 생겨납니다.
이걸 전문용어로 전분이 노화되었다,
또는 베타(β)화 되었다고 합니다.
이렇게 노화된 베타 전분은
사람의 소화효소가 파고들기 어렵습니다.
잘 소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걸 이름하여
저항전분이라고 합니다.
저항전분은 혈당을 덜 올린다
자, 이제부터 더 잘 들어보세요.
찬밥은 이 저항전분 때문에
다이어트에 유리하고
또 당뇨 환자들에게도 잇점이 있습니다.
왜냐?
전분이 분해되서 포도당이 되어야
이게 소장으로 흡수돼서 혈당이 올라가고
칼로리도 내는 건데요,
저항전분은 분해가 잘 안 되니까
혈당을 잘 못 올리죠. 그래서 다이어트와 당뇨에 유리한 겁니다.
냉장실에서 만들어짐
그런데요,
밥이 그냥 상온에서 찬밥이 될 때보다는
냉장실, 즉 2도 내지 4도의 온도에서
12시간 이상 놔뒀을 때
저항전분의 양이 훨씬 더 많아집니다.
그리고 이 찬밥을 다시 따듯하게 데워도
한번 만들어진 저항전분이 다시 알파전분으로 돌아가지 않고
그대로 유지됩니다.
실험해봤어요
실제로 이런 실험이 있었어요.
세가지 밥을 준비해서 사람들에게 먹이고
어떤 밥을 먹은 사람들이 혈당이 덜 올라가는지를 봤어요.
첫번째 그룹은 갓지은 따듯한 밥을 먹고,
두번째 그룹은 상온에서 10시간 동안 식힌 밥을 먹고,
세번째 그룹은 냉장실에서 24시간 놔뒀다가 다시 데운 밥을 먹여봤더니,
세번째 밥을 먹었던 사람들이 혈당이 덜 올라가더랍니다.
어, 그럼, 밥을 냉동실에 넣어두면 어떨까요?
밥 짓자 마자 플라스틱 통에서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해뒀다가
나중에 그거 다시 데워먹으면 밥맛이 어떻던가요?
처음 밥맛 그대로죠?
여러분, 냉동실에서는 전분의 노화가 일어나지 않아요.
즉, 저항전분이 만들어지지 않아요.
그러니까 여러분,
밥이 남았을 때
냉장실에 넣을지, 냉동실에 넣을지, 둘 중에 하나 선택하세요.
다이어트와 당뇨에 유리한 밥을 만들려면 냉장실에.
밥맛을 유지하려면 냉동실에.
다만 냉장실에서 24시간 있었던 밥은 이미 저항전분이 만들어졌으므로 그 후에는 장기보관을 위해 냉동실로 가도 됩니다.

